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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한국어+일어 는 대사가 일어대사 밑에 한국어.
대사 일어만 은 대사가 일어입니다.
"또 물 속에 들어가 있었던거야? 이대로는 지각이야, 하루."
그렇게 말하며 내밀어지는 커다란 손, 언제나 같은 웃는 얼굴, 언제나 같은 목소리, 언제나 같은 향기.
그것은 당연하게 일상 속에 있고, 항상 바로 옆에 존재하고 있어서.
"에엣, 유학?!"
파아란 하늘이 눈부신 초여름 오후, 나기사의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가 이와토비 고교 교내 수영장의 잔잔한 공기를 흔들었다.나기사에게 외칠 타이밍을 빼앗긴 레이는 입만 벌린 채 마코토를 쳐다보았고, 평소 포커 페이스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하루카 마저 깜짝 놀란 고양이 마냥 크게 뜬 눈으로 마코토를 바라보았다.
크게 벌어진 눈꺼풀 아래 마코토의 모습을 한가득 담은 휴양지의 바다를 닮은 파란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모두의 시선을 받아 왠지 쑥스러워진 마코토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은 채 한 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말하려 입술을 떼려고 했지만 나기사의 목소리에 가로막혔다.
"정말이야?! 마코쨩!"
"그게..."
그렇게 운을 뗀 마코토는 말을 이어갔다.
"아직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다음달쯤 아버지 전근 때문에 해외나가시게 되었거든. 가족 모두 함께 이민을 가게 되었어"
아까까지의 어정쩡한 미소가 조금 굳어졌다. 에메랄드 빛이 감도는 그의 눈동자에 그림자가 엹게 드리워졌다.
"너희들이랑 함께 대회에 나가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해"
"그런, 마코토 선배 탓이 아니잖아요"
"맞아! 마코쨩 탓이 아니지. 그나저나 갑작스럽네"
「……」
「..」
모두가 한마디씩 하며 마코토의 유학에 대해 섭섭함을 표시하는 중에도 하루카는 아까와 변함없는 표정으로 그저 마코토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청각에 의해 흘러들어온 정보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마치 수영중에 귀에 물이 잔뜩 들어가 먹먹한 느낌. 나기사들이 나누는 대화는 언어가 아닌 단순한 소리가 되어 울릴 뿐이었다. 다만 시야의 중심에 있는 소꿉친구의 모습만이 뚜렷하게 비쳐든다.
[마코토가…유…학……?]
‘유학’ 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다. 둔해진 머리로 곰곰히 생각해보려 했지만 머리만 지끈지끈 아파올 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질척질척한 늪이 조금씩 숨을 죄어오고 있었다.
기분나쁜 식은땀이 흐를 것 같은 오싹한 느낌에 하루카의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무섭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아가 앞으로 기다리고 있을 미래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득 데쟈뷰처럼 과거의 한 장면이 겹쳐온다.
웃으면서 올림픽 선수가 될거라던 어린시절의 친구. 다시 만났을 때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원인제공자는 다름 아닌 하루카 자신이었지만. 그렇게 잘 웃던 친구는 단 한번도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 눈 앞의 상냥한 소꼽친구도 그렇게ㅡ
"하루, 괜찮아? 얼굴색이 안좋은데?!"
위에서 내려온 귀에 익은 걱정어린 목소리에 모든 감각이 질퍽이는 늪에서 벗어났다.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들자 어느새 곁으로 다가왔는지 단정한 눈썹이 ハ자로 쳐진 마코토의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동자에 가득 담긴 걱정이 금방이라도 촉 쳐진 눈매에 맺혀 방울져 떨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아"
"어딘가 안좋은거야? 열은?"
하루카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뻗어 한손으로 하얀 뺨과 목을 다른 한손으로 이마를 감싼다. 언제나 같은 커다란 손, 언제나 같은 목소리, 언제나 같은 눈동자 그리고 온기가. 조금씩 두통이 옅어져갔다.
"음- 열은 없는거 같은데, 어디 아픈 데라도 있어?"
마코토의 걱정어린 눈동자가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왔다. 햇살을 받아 보다 푸른 빛을 발하는 눈동자가 무척 예쁘다고 생각하며 하루카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지만 그런 걸로 마코토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거짓말은 내키지 않았지만. 간신히 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 있었다.
"...아니 괜찮아"
"정말?"
"어.."
거리낌 없이 와 닿는 소꿉친구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져 하루카는 시선을 옆으로 흘렸다. 여느 때 처럼 속마음을 읽히는 듯한 느낌이, 어떨 때는 기분 좋게 느껴졌던 그 것이 지금은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흘러간 시선 끄트머리에 초여름의 파란 하늘빛을 담은 수영장의 물이 비쳐들었다.
물, 물 속에 들어가고 싶어.언제나 변함없이 감싸안아주는 물 속으로. 몇일을 사막에서 헤맨 나그네마냥 순식간에 물에 대한 갈망으로 머릿속이 차오른다.
"안돼"
귓가에 울리는 부드럽지만 어딘가 단호한 목소리에 눈 앞의 오아시스를 신기루가 되어 사라졌다. 이내 한 쪽 팔이 강한 힘에 붙들렸다.
"역시 오늘은 돌아가자, 하루. 기분 안좋은거지?"
"그런거.."
「아냐」라고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루카의 팔을 붙잡은 커다란 손이 물과는 반대방향으로 그를 잡아 이끌었다. 갑작스러움에 붙잡힌 팔을 뿌리쳐보려고 했지만 마코토의 굵은 손가락에 잡혀버린 팔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마코토를 노려보자, 거기에는 여전히 걱정이 담긴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선한 눈동자를 보고 있자면 그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마치 나쁜 사람인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했다. 확실히 몸 상태가 안 좋은 건지도 몰라.
"다들 미안해. 하루가 기분이 안좋은거 같으니 우리 먼저 돌아갈게"
마코토는 시선은 여전히 하루카를 향한 채, 모여서 마코토의 고별 파티니 현대회 출전이니 얘기를 나누고 있는 나기사들에게 조금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에엣? 하루쨩, 괜찮아?"
"확실히 얼굴색이 별로 좋지 않네요"
"나나세 선배, 괜찮아요?"
금새 하루카 주위로 모여든 이들이 한마디씩 하며 걱정을 표했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가로막기라도 하듯, 하지만 누구도 눈치 못 채도록 아주 자연스럽게 마코토는 하루카의 팔을 이끌어 하루카 앞으로 나섰다.
"두통이 조금 있는거 같으니, 푹 쉬면 괜찮아질거야"
"그래? 하루쨩, 오늘 하루 푹 쉬어!"
"우린 먼저 돌아가지만, 고우쨩, 아니, 매니저, 나기사들의 연습 잘 부탁해"
"네! 맡겨주세요, 부장. 나나세 선배 몸조리 잘하세요!"
고우의 목소리가 이와토비 고교의 수영장에 힘차게 울려퍼졌다.
.
.
.
언제나 같은 하교길. 언제나 같은 초여름의 바다 냄새. 언제나 같은 동행인, 그리고 언제나 같은 별 것 아닌 이야기들.
여느 때보다 말수가 적은 하루카였지만, 마코토는 언제나처럼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들으며 언제나 걷는 길을 걸으면서, 나란히 두 줄의 발자국을 따라오는 두개의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항상 그 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당연했던 모든 것이 새삼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 일까ㅡ하루카는 잠깐 떠오른 의문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답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 함께 걸어왔던 동행자가 존재 하지 않는 미래. 곁에 있는 것이 당연했던 친우가 상실된 미래. 기시감. 또다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옆에서 들려오던 마코토의 목소리가 멈췄다 싶더니 발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하루카는 걸음을 멈추었다. 고개를 들자 소꼽친구의 장신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있지, 하루. 내 전학 얘기때문이야?
"...뭐가"
"갑자기 몸 상태가 안좋아졌잖아?"
"......"
무언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머릿속으로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지금은.
"미안해. 이렇게 되버려서"
"......"
어째서 거기서 사과하는거야. 가슴 속에 시커먼 물이 차오른다. 불투명하고 끈적한 검은 물은 진심마저 삼켜버린다.
"실은...가고 싶지 않지만..."
"가족 모두가 이민 가는거잖아? 그럼 가야지"
마음에도 없는 말은 술술 잘 나온다, 고 누군가가 속에서 빈정거린다. 짧게 숨이 멈추는 기척이 느껴져 시선을 옮겨보니 쓸쓸한 표정의 마코토가 있었다. 친구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드는 말밖에 못하는 자신의 말주변의 없음이 원망스러웠다.
"그렇...지. 응. 하지만...나 하루랑 쭉 함께 있고 싶었어."
"...그런거 가능할리 없잖아"
"하지만 난..."
"네가 없다고 해도 난 살아갈 수 있고, 너라면 전학 가서도 잘 해낼 수 있을거야. 게다가 딱히 영원히 못만나는 것도 아니잖..."
마코토를 향한 것인지, 자기자신에게 다짐 하는 것인지 알수 없는 말을 잇던 하루카는 문득 마코토의 표정이 경직 되어있음을 그제서야 눈치 채고 말을 끊었다. 늘상 온화한 표정이 머물고 있던 그의 얼굴이 충격이라도 받은 듯 딱딱하게 굳은 채 크게 떠진 눈동자 만이 가늘게 흔들렸다. 친우의 유학으로 혼란스러운 것은 비단 하루카 자신뿐만이 아닐것이다. 유학가게 된 마코토 본인이야 말로 혼란스럽고 충격일 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방금 내뱉은 말의 매정함이 마코토의 마음을 할퀴었다는 생각이 들자, 복받치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욕지기가 치밀었다.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고 어떻게 수습해야할지도 몰라 하루카는 그저 입술만 꽉 깨물었다. 또 상처입혀버렸다.
"……그래"
잠깐 고개를 푹 숙였다가 다시 고개를 든 마코토의 얼굴에는 다시 예의 온화한 표정이 돌아와있었다.
"하루 말 대로야. 넌 강하니까 내가 별로 없어도 괜찮겠지. 나도...노력할테니까, 응. 아주 못만나는 것도 아니고"
"마코토.."
"미안. 아직 몸 안좋을텐데 이런 이야기 해서. 가자. 집까지 바래다줄게"
싱긋 웃어보이고는 뒤돌아걷기 시작한 마코토의 넓은 등을 보며 하루카는 가슴 한구석에서 찌릿한 아픔을 느꼈다. 왜 그렇게 못된 말을 해버렸을까. 좀더 다른 말이 있었을 텐데. 다른 말? 어떤? 진짜 마코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정말 그에게 원하는 건――――――――――――――――
ㅡ가지마
끈적한 검은 물이 출렁이듯 움직인다. 스멀스멀 목구멍까지 기어올라와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런 말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귓 가에서 바람이 속삭인다. 그런 무책임한 말 해봐야 친구를 더 곤란하게 만들 뿐이야.
하루카는 무언으로 한발자국 뒤처져서 걸었다. 늘 뒤에서 따라오거나 나란히 걸었던 친우가 지금은 눈 앞에 앞장 서서 걷고 있다. 새삼 깨달았다. 이 상냥한 소꼽친구는 지금껏 일부러 자신에게 보폭을 맞추어왔다는 것을.
조금 나른한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조금씩 멀어져가는 마코토의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하루카의 파란 눈동자에 파도가 넘실거린다.
ㅡ또 남겨지는 건가
(계속)
「また水に浸かっていたの?このままじゃ遅刻しちゃうよ?ハル」
そう言いながら差し出された大きな手、いつもの笑顔、いつもの声、いつもの香り。
それは当然のように日常の中にいて、いつもすぐ傍に存在していて。
「ええっ、留学?!」
파아란 하늘이 눈부신 초여름 오후, 나기사의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가 이와토비 고교 교내 수영장의 잔잔한 공기를 흔들었다.나기사에게 외칠 타이밍을 빼앗긴 레이는 입만 벌린 채 마코토를 쳐다보았고, 평소 포커 페이스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하루카 마저 깜짝 놀란 고양이 마냥 크게 뜬 눈으로 마코토를 바라보았다.
크게 벌어진 눈꺼풀 아래 마코토의 모습을 한가득 담은 휴양지의 바다를 닮은 파란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모두의 시선을 받아 왠지 쑥스러워진 마코토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은 채 한 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말하려 입술을 떼려고 했지만 나기사의 목소리에 가로막혔다.
「ホントなの?!マコちゃん!」
「えっと…」
그렇게 운을 뗀 마코토는 말을 이어갔다.
「まだ日にちは決まってないけど、来月あたりに父さんの転勤で海外に行くことになってね。家族みんなで一緒に引っ越すことになったよ」
아까까지의 어정쩡한 미소가 조금 굳어졌다. 에메랄드 빛이 감도는 그의 눈동자에 그림자가 엹게 드리워졌다.
「みんなと一緒に大会で泳ぎたかったのに……本当にごめんね」
「そんな、真琴先輩のせいじゃないでしょう」
「そうだよ!まこちゃんのせいじゃないし。それにしても急だね」
「……」
「..」
모두가 한마디씩 하며 마코토의 갑작스런 유학에 대해 섭섭함을 표시하는 중에도 하루카는 아까와 변함없는 표정으로 그저 마코토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청각에 의해 흘러들어온 정보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마치 수영중에 귀에 물이 잔뜩 들어가 먹먹한 느낌. 나기사들이 나누는 대화는 언어가 아닌 단순한 소리가 되어 울릴 뿐이었다. 다만 시야의 중심에 있는 소꿉친구의 모습만이 뚜렷하게 비쳐든다.
[真琴が留…学……?]
‘유학’ 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다. 둔해진 머리로 곰곰히 생각해보려 했지만 머리만 지끈지끈 아파올 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질척질척한 늪이 조금씩 숨을 죄어오고 있었다.
기분나쁜 식은땀이 흐를 것 같은 오싹한 느낌에 하루카의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무섭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아가 앞으로 기다리고 있을 미래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득 데쟈뷰처럼 과거의 한 장면이 겹쳐온다.
웃으면서 올림픽 선수가 될거라던 어린시절의 친구. 다시 만났을 때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원인제공자는 다름 아닌 하루카 자신이었지만. 그렇게 잘 웃던 친구는 단 한번도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 눈 앞의 상냥한 소꼽친구도 그렇게ㅡ
「ハル、大丈夫?顔真っ青だよ?!」
위에서 내려온 귀에 익은 걱정어린 목소리에 모든 감각이 질퍽이는 늪에서 벗어났다.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들자 어느새 곁으로 다가왔는지 단정한 눈썹이 ハ자로 쳐진 마코토의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동자에 가득 담긴 걱정이 금방이라도 촉 쳐진 눈매에 맺혀 방울져 떨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ぁ」
「どこか具合でも悪い?熱は?」
하루카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뻗어 한손으로 하얀 뺨과 목을 다른 한손으로 이마를 감싼다. 언제나 같은 커다란 손, 언제나 같은 목소리, 언제나 같은 눈동자 그리고 온기가. 조금씩 두통이 옅어져갔다.
「うーん、熱は無いみたいだけど…どうしたの?どこか痛い?」
마코토의 걱정어린 눈동자가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왔다. 햇살을 받아 보다 푸른 빛을 발하는 눈동자가 무척 예쁘다고 생각하며 하루카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지만 그런 걸로 마코토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거짓말은 내키지 않았지만. 간신히 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 있었다.
「...いや、大丈夫だ」
「本当に?」
「ああ…」
거리낌 없이 와 닿는 소꿉친구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져 하루카는 시선을 옆으로 흘렸다. 여느 때 처럼 속마음을 읽히는 듯한 느낌이, 어떨 때는 기분 좋게 느껴졌던 그 것이 지금은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흘러간 시선 끄트머리에 초여름의 파란 하늘빛을 담은 수영장의 물이 비쳐들었다.
물, 물 속에 들어가고 싶어.언제나 변함없이 감싸안아주는 물 속으로. 몇일을 사막에서 헤맨 나그네마냥 순식간에 물에 대한 갈망으로 머릿속이 차오른다.
「駄目だよ」
귓가에 울리는 부드럽지만 어딘가 단호한 목소리에 눈 앞의 오아시스를 신기루가 되어 사라졌다. 이내 한 쪽 팔이 강한 힘에 붙들렸다.
「やっぱり今日は帰ろう、ハル。体の具合、悪いでしょ?」
「そんなこと」
「ない」라고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루카의 팔을 붙잡은 커다란 손이 물과는 반대방향으로 그를 잡아 이끌었다. 갑작스러움에 붙잡힌 팔을 뿌리쳐보려고 했지만 마코토의 굵은 손가락에 잡혀버린 팔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마코토를 노려보자, 거기에는 여전히 걱정이 담긴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선한 눈동자를 보고 있자면 그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마치 나쁜 사람인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했다. 확실히 몸 상태가 안 좋은 건지도 몰라.
「みんな、ごめん。ハルの具合悪いみたいだから俺たち先に帰るね。」
마코토는 시선은 여전히 하루카를 향한 채, 모여서 마코토의 고별 파티니 현대회 출전이니 얘기를 나누고 있는 나기사들에게 조금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ええっ?ハルちゃん、大丈夫?」
「確かに顔色があんまりよくありませんね」
「七瀬先輩、大丈夫ですか?」
금새 하루카 주위로 모여든 이들이 한마디씩 하며 걱정을 표했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가로막기라도 하듯, 하지만 누구도 눈치 못 채도록 아주 자연스럽게 마코토는 하루카의 팔을 이끌어 하루카 앞으로 나섰다.
「ちょっと頭痛あるみたいだし、ちゃんと休めばよくなると思うから」
「そうなの?ハルちゃん、ゆっくり休んでね!」
「俺たちは先に帰るけど。江ちゃん、いや、マネージャー、渚たちの練習はしっかり頼むね」
「はい!任せてください、部長。七瀬先輩お大事に!」
고우의 목소리가 이와토비 고교의 수영장에 힘차게 울려퍼졌다.
.
.
.
언제나 같은 하교길. 언제나 같은 초여름의 바다 냄새. 언제나 같은 동행인, 그리고 언제나 같은 별 것 아닌 이야기들.
여느 때보다 말수가 적은 하루카였지만, 마코토는 언제나처럼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들으며 언제나 걷는 길을 걸으면서, 나란히 두 줄의 발자국을 따라오는 두개의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항상 그 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당연했던 모든 것이 새삼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 일까ㅡ하루카는 잠깐 떠오른 의문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답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 함께 걸어왔던 동행자가 존재 하지 않는 미래. 곁에 있는 것이 당연했던 친우가 상실된 미래. 기시감. 또다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옆에서 들려오던 마코토의 목소리가 멈췄다 싶더니 발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하루카는 걸음을 멈추었다. 고개를 들자 소꼽친구의 장신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ね、ハル。俺の留学の話のせい?」
「…何が」
「急に具合悪くなったんでしょう?」
「……」
무언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머릿속으로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지금은.
「ごめんね、こんなことになってて」
「……」
어째서 거기서 사과하는거야. 가슴 속에 시커먼 물이 차오른다. 불투명하고 끈적한 검은 물은 진심마저 삼켜버린다.
「本当は…行きたくないけどね…」
「家族みんなで行くんだろ?じゃ行くべきだ」
마음에도 없는 말은 술술 잘 나온다, 고 누군가가 속에서 빈정거린다. 짧게 숨이 멈추는 기척이 느껴져 시선을 옮겨보니 쓸쓸한 표정의 마코토가 있었다. 친구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드는 말밖에 못하는 자신의 말주변의 없음이 원망스러웠다.
「そう…だね、うん。でも…ハルとずっと一緒にいたかった。」
「…そんなの出来るわけない」
「でも俺は…」
「別にお前がいなくても俺は生きていけるし、お前なら向こうでもうまくやっていけるはずだ。それに別に永遠に会えない訳でもな…」
마코토를 향한 것인지, 자기자신에게 다짐 하는 것인지 알수 없는 말을 잇던 하루카는 문득 마코토의 표정이 경직 되어있음을 그제서야 눈치 채고 말을 끊었다. 늘상 온화한 표정이 머물고 있던 그의 얼굴이 충격이라도 받은 듯 딱딱하게 굳은 채 크게 떠진 눈동자 만이 가늘게 흔들렸다. 친우의 유학으로 혼란스러운 것은 비단 하루카 자신뿐만이 아닐것이다. 유학가게 된 마코토 본인이야 말로 혼란스럽고 충격일 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방금 내뱉은 말의 매정함이 마코토의 마음을 할퀴었다는 생각이 들자, 복받치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욕지기가 치밀었다.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고 어떻게 수습해야할지도 몰라 하루카는 그저 입술만 꽉 깨물었다. 또 상처입혀버렸다.
「……そう」
잠깐 고개를 푹 숙였다가 다시 고개를 든 마코토의 얼굴에는 다시 예의 온화한 표정이 돌아와있었다.
「ハルの言うとおりだね。ハルは強いから別に俺がいなくても大丈夫だよね。俺も…頑張るし、うん。会えなくなるわけでもないし」
「真琴…」
「ごめん。まだ具合悪いのにこんな話して。行こう?家まで送るよ」
싱긋 웃어보이고는 뒤돌아걷기 시작한 마코토의 넓은 등을 보며 하루카는 가슴 한구석에서 찌릿한 아픔을 느꼈다. 왜 그렇게 못된 말을 해버렸을까. 좀더 다른 말이 있었을 텐데. 다른 말? 어떤? 진짜 마코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정말 그에게 원하는 건――――――――――――――――
ㅡ行くな
끈적한 검은 물이 출렁이듯 움직인다. 스멀스멀 목구멍까지 기어올라와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런 말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귓 가에서 바람이 속삭인다. 그런 무책임한 말 해봐야 친구를 더 곤란하게 만들 뿐이야.
하루카는 무언으로 한발자국 뒤처져서 걸었다. 늘 뒤에서 따라오거나 나란히 걸었던 친우가 지금은 눈 앞에 앞장 서서 걷고 있다. 새삼 깨달았다. 이 상냥한 소꼽친구는 지금껏 일부러 자신에게 보폭을 맞추어왔다는 것을.
조금 나른한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조금씩 멀어져가는 마코토의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하루카의 파란 눈동자에 파도가 넘실거린다.
ㅡまた取り残されるのか
(つづ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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