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하루. 나 요전에 고백받았던 애랑 사귀기로 했어』
조금 긴장한 목소리와 한 손으로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박박 긁던 마코토의 얼굴.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와장창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져내렸다.
형체도 없이 바스러진 잔재 속에 우두커니 서서 망연히 허공만 바라보았다.
.
.
.
하얀 피부 위에서 은빛으로 번뜩이는 날카로운 칼날이 미끄러지며 선명하게 붉은 선을 그어내려간다. 그려진 붉은 선을 따라 약간의 빨간 피가 베어나오는 것을 무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칼을 쥔 손을 들어 그 붉은 선 위로 이번에는 칼날을 조금 더 깊숙히 살 속으로 찔러넣어 그대로 선을 따라 그어내렸다. 하얀 살의 갈라진 틈으로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빨간 액체가 흘러내린다.
「아읏.....! 크윽...」
동시에 엄청난 통증이 엄습해 왔다. 아프다. 여러 번 반복해 온 행위였지만 여전히 이 통증에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억눌린 신음소리와 함께 가쁜 숨을 내쉬며 잠깐 미간을 찌푸렸다가 눈을 감고 차가운 탁자 위로 한 쪽 뺨을 눕혔다. 피부 위로 흘러내리고 있는 액체에 가만히 의식을 집중시킨다. 몸 속에서 흐르고 있던 따뜻한 액체. 아니 물이다. 몸 밖으로 솟아나온 '물'이 내 몸 위를 흘러내리는 감촉이, 내 몸 속에도 이렇게 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는 쾌락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온 몸을 지배하고 있던 통증을 잊게 해줄 만큼. 목구멍 안에서 흐릿한 웃음 소리가 기어 나왔다.
조금 긴장한 목소리와 한 손으로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박박 긁던 마코토의 얼굴.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와장창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져내렸다.
형체도 없이 바스러진 잔재 속에 우두커니 서서 망연히 허공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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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피부 위에서 은빛으로 번뜩이는 날카로운 칼날이 미끄러지며 선명하게 붉은 선을 그어내려간다. 그려진 붉은 선을 따라 약간의 빨간 피가 베어나오는 것을 무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칼을 쥔 손을 들어 그 붉은 선 위로 이번에는 칼날을 조금 더 깊숙히 살 속으로 찔러넣어 그대로 선을 따라 그어내렸다. 하얀 살의 갈라진 틈으로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빨간 액체가 흘러내린다.
「아읏.....! 크윽...」
동시에 엄청난 통증이 엄습해 왔다. 아프다. 여러 번 반복해 온 행위였지만 여전히 이 통증에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억눌린 신음소리와 함께 가쁜 숨을 내쉬며 잠깐 미간을 찌푸렸다가 눈을 감고 차가운 탁자 위로 한 쪽 뺨을 눕혔다. 피부 위로 흘러내리고 있는 액체에 가만히 의식을 집중시킨다. 몸 속에서 흐르고 있던 따뜻한 액체. 아니 물이다. 몸 밖으로 솟아나온 '물'이 내 몸 위를 흘러내리는 감촉이, 내 몸 속에도 이렇게 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는 쾌락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온 몸을 지배하고 있던 통증을 잊게 해줄 만큼. 목구멍 안에서 흐릿한 웃음 소리가 기어 나왔다.
'미끼'는 뿌렸으니 이제 기다리기만 할 뿐.
한창 달콤한 '물'의 감촉에 젖어있을 때 현관의 미닫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익숙한 발걸음 소리. 따끔, 예리한 통증이 심장을 가로지른다.
「……늦어…」
조그마한 목소리로 투정 한마디를 툭 내뱉았다. 여전히 눈을 감고 엎드린 채.
왜 이제서야 오는거야. 보통때보다 몇 분 늦었잖아. 그 여자랑 같이 있다가 늦은거야? 물 속에서 기분 좋게 부유하고 있던 마음 한 켠에서 기분 나쁜 시커먼 물이 줄줄 세어나온다. 팔을 흘러내리던 ‘물’은 이제 어느 정도 멎어가는 듯 했다.
왜 이제서야 오는거야. 보통때보다 몇 분 늦었잖아. 그 여자랑 같이 있다가 늦은거야? 물 속에서 기분 좋게 부유하고 있던 마음 한 켠에서 기분 나쁜 시커먼 물이 줄줄 세어나온다. 팔을 흘러내리던 ‘물’은 이제 어느 정도 멎어가는 듯 했다.
「하루, 여기 있어?」
목소리와 함께 거실의 문이 드르륵 열렸다. 이어 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꽂히는 시선, 그리고 목소리. 보이진 않지만 표정도 한껏 구겨져있겠지.
「하루, 또?!!」
다급하게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강한 힘이 상처난 팔을 잡아챈다. 가득차 있던 쾌감이 썰물 빠지듯 순식간에 쓸려나가고 대신 그 자리에 잊고 있었던 상처의 통증이 되살아난다. 으읏. 신음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위에서 내려오는 한숨소리를 들으며 닫고 있던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리자 걱정과 화남, 실망과 자책이 뒤엉킨 표정의 소꿉친구의 얼굴이 보였다. 아무리 촛점이 어긋나 흐릿한 시야에서도 그의 표정만은 정확히 읽어낼 자신이 있다. 아아, 좋은 표정이야. 팔의 상처를 살펴보는 친구를 향해 입을 열어 조금 목이 쉰 목소리로 그 이름을 불렀다.
「마코토……」
「또 자해를! 이렇게, 피가 잔뜩... 아, 정말!」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이는 마코토를 말없이 쳐다보다가 탁자 위로 시선을 옮겼다. 내 팔에서 흘러내렸을거라 추정되는 붉은 액체가 탁자 위에 흥건하다. 그제서야 피비릿내가 코를 찌른다. 멍하게 손가락으로 탁자에 고인 피에 빙글 원을 그리며 구급상자를 꺼내고 있는 마코토의 등 뒤로 중얼거리듯 한마디를 던졌다.
「…너, 여자친구는?」
「?아, 지금 수업중이겠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목소리가 아주 조금, 위안을 준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구급상자를 열어 소독약과 붕대를 꺼내는 그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괜찮아?」
마음에도 없는 말을 던졌다. 마코토의 얼굴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은 읽어낼 수 있지만, 그래도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었다. 내가 던진 질문으로 인해 마코토의 뇌리에 그 여자를 다시 등장시키는 꼴이 된다 해도 제대로 형태가 있는 답을 원하는 마음이 더 강했다.
「괜찮아 라니,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
그저 한 순간의 달콤함이란 걸 알면서도 또 거기에 매달리게 되는 내 자신을 비웃으면서도 마코토의 대답이 기뻤다. 물론 그에게는 읽히지 않도록 마음 속 깊고 깊은 곳에서 몰래.
하루, 쓰릴테지만 참아, 한마디와 함께 팔에 찌르는 듯한 아픔이 신경을 할퀸다.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나도 모르게 팔을 빼려고 했지만 이미 마코토의 손에 단단히 잡혀 있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파 마코토 그만..통증에 부르르 떨며 겨우 짜낸 목소리로 호소해보았지만 마코토의 표정은 단호했다.
「자업자득이야」
짧은 한마디는 좀 퉁명스럽게 들렸지만 소독약을 바라는 손길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정성스레 소독약으로 팔에 말라붙은 핏자국를 닦아내고 약을 발라 하얀 붕대를 감는 동안 마코토는 몇 번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손재주가 없는 탓에 처음에는 엉성했던 붕대감기도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금새 끝낸다. 깔끔하게 감긴 하얀 붕대 위로 자신의 손을 얹으며 마코토는 다소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하루. 어째서 이런짓 하는거야? 학교까지 빠지고 어째서 스스로 니 몸에 상처를 내는거야...」
「……」
「하루, 부탁이니까 더이상 이런 짓 하지마. 하루가 상처 입은 모습 보고 싶지 않아...」
미간을 찡그리며 마치 자기가 다치기라도 한 양 아픈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는 친구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약간 그림자 진 녹색 빛의 눈동자가 지금은, 지금만은 나만을 향하고 나를 걱정해주고 있다는 것이 무척 기분 좋다. 하지만 그의 물음에 대답해줄 생각도, 그의 바램을 이루어줄 생각도 없다. 눈꼽만치도. 왜 내가 자해를 하게 되었는지, 왜 그것을 계속 반복하는지ㅡ 여기에 대한 답은 그가 스스로 찾아주었으면 하니까. 어쩌면 이미 마코토는 그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런 거라면 그 땐ㅡ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심장을 두손으로 강하게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과 아픔이 느껴져 숨이 턱 막혀왔다. 하루..? 의아해하는 마코토의 목소리에 잠겨있던 우울한 생각 속에서 퍼뜩 고개를 들었다. 왜그래? 아직 많이 아파? 라고 물어오는 표정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목, 말라. 물…」
「하루...오늘도 답해주지 않는거야?」
「……」
아무런 대꾸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다가 순간 눈 앞이 핑 도는 것과 동시에 몸의 균형이 무너져 몸이 앞 쪽으로 확 쏠렸다. 탁자 위로 넘어지려는 순간, 뻗어온 팔이 내 몸을 안아 반대편으로 끌어당겼다. 익숙한 체취가 후각을 간지럽힌다. 아직 어지러운 머리를 두세번 흔들어 고개를 들어올리니 눈썹을 양 옆으로 축 늘어트린 걱정스러운 표정의 마코토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괜찮아?!」
「아아, 조금 어지러웠을 뿐이야」
그의 품에서 벗어나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뒤에서 내 몸을 가두고 있는 두 팔을 풀어주지 않는다. 항의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봤지만 고개만 설레설레 흔들며 오히려 끌어안고 있는 두 팔이 좀더 힘을 준다. 등에 와닿는 가슴팍의 온기가 기분 좋았지만, 한편으로 이 가슴에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안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울컥 혐오감이 치밀었다. 그 여자도 이런 식으로 끌어안는거야? 다른 사람을 끌어안았던 팔로 날 끌어안고 있는거냐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치졸한 의문을 억지로 꾹 누르며 그의 품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렸지만 힘으로는 그에게 이길리가 없었다. 저항을 멈추고 가만히 있으니 귓가에서 마코토의 목소리가 울렸다.
「네 몸 굉장히 차가워... 오늘은 그만 쉬자, 응?」
「…마코토、이거 놔」
「안돼. 지금의 하루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병원은 가고 싶지 않지?」
「……」
「침대에 누워서 푹 쉬어. 곁에 있어줄게」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마코토를 올려다보았다.
「너, 학교는 어쩔려고」
「그건.. 이미 수업 빠졌버렸으니, 오늘은 그냥 이대로 쉴거야」
아주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려 시선을 피했다. 물론 그것보다 기쁜 마음이 더 컸지만. 부축은 필요 없다고 했지만 한사코 물러나지 않는 마코토의 부축을 받아 침대에 누웠다. 수면부족에 출혈로 인해서 확실히 몸이 피곤하긴 했던 건지 몸을 눕히자 긴장이 풀어져 천근만근 축 늘어지는 느낌이다. 마코토가 가져다준 물을 한컵 마시고 이불 속에 몸을 폭 묻었다. 마코토의 커다란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에 있을 테니까 푹 자. 상냥한 목소리가 말했다. 보일듯 말듯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조금씩 밀려드는 졸음에 의식을 내맡기려고 할 때 쯤, 옆에서 들려오는 전자음이 귓가에 날아와 꽂힌다. 안봐도 뻔하다. 그 여자애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는 거겠지. 좀전까지의 좋았던 기분이 파스스 검은 재가 되어 흩어진다. 덮고 있던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뜨겁게 젖어드는 눈가를 마코토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
그저 한 순간의 달콤함이란 걸 알면서도 또 거기에 매달리게 되는 내 자신을 비웃으면서도 마코토의 대답이 기뻤다. 물론 그에게는 읽히지 않도록 마음 속 깊고 깊은 곳에서 몰래.
하루, 쓰릴테지만 참아, 한마디와 함께 팔에 찌르는 듯한 아픔이 신경을 할퀸다.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나도 모르게 팔을 빼려고 했지만 이미 마코토의 손에 단단히 잡혀 있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파 마코토 그만..통증에 부르르 떨며 겨우 짜낸 목소리로 호소해보았지만 마코토의 표정은 단호했다.
「자업자득이야」
짧은 한마디는 좀 퉁명스럽게 들렸지만 소독약을 바라는 손길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정성스레 소독약으로 팔에 말라붙은 핏자국를 닦아내고 약을 발라 하얀 붕대를 감는 동안 마코토는 몇 번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손재주가 없는 탓에 처음에는 엉성했던 붕대감기도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금새 끝낸다. 깔끔하게 감긴 하얀 붕대 위로 자신의 손을 얹으며 마코토는 다소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하루. 어째서 이런짓 하는거야? 학교까지 빠지고 어째서 스스로 니 몸에 상처를 내는거야...」
「……」
「하루, 부탁이니까 더이상 이런 짓 하지마. 하루가 상처 입은 모습 보고 싶지 않아...」
미간을 찡그리며 마치 자기가 다치기라도 한 양 아픈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는 친구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약간 그림자 진 녹색 빛의 눈동자가 지금은, 지금만은 나만을 향하고 나를 걱정해주고 있다는 것이 무척 기분 좋다. 하지만 그의 물음에 대답해줄 생각도, 그의 바램을 이루어줄 생각도 없다. 눈꼽만치도. 왜 내가 자해를 하게 되었는지, 왜 그것을 계속 반복하는지ㅡ 여기에 대한 답은 그가 스스로 찾아주었으면 하니까. 어쩌면 이미 마코토는 그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런 거라면 그 땐ㅡ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심장을 두손으로 강하게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과 아픔이 느껴져 숨이 턱 막혀왔다. 하루..? 의아해하는 마코토의 목소리에 잠겨있던 우울한 생각 속에서 퍼뜩 고개를 들었다. 왜그래? 아직 많이 아파? 라고 물어오는 표정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목, 말라. 물…」
「하루...오늘도 답해주지 않는거야?」
「……」
아무런 대꾸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다가 순간 눈 앞이 핑 도는 것과 동시에 몸의 균형이 무너져 몸이 앞 쪽으로 확 쏠렸다. 탁자 위로 넘어지려는 순간, 뻗어온 팔이 내 몸을 안아 반대편으로 끌어당겼다. 익숙한 체취가 후각을 간지럽힌다. 아직 어지러운 머리를 두세번 흔들어 고개를 들어올리니 눈썹을 양 옆으로 축 늘어트린 걱정스러운 표정의 마코토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괜찮아?!」
「아아, 조금 어지러웠을 뿐이야」
그의 품에서 벗어나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뒤에서 내 몸을 가두고 있는 두 팔을 풀어주지 않는다. 항의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봤지만 고개만 설레설레 흔들며 오히려 끌어안고 있는 두 팔이 좀더 힘을 준다. 등에 와닿는 가슴팍의 온기가 기분 좋았지만, 한편으로 이 가슴에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안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울컥 혐오감이 치밀었다. 그 여자도 이런 식으로 끌어안는거야? 다른 사람을 끌어안았던 팔로 날 끌어안고 있는거냐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치졸한 의문을 억지로 꾹 누르며 그의 품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렸지만 힘으로는 그에게 이길리가 없었다. 저항을 멈추고 가만히 있으니 귓가에서 마코토의 목소리가 울렸다.
「네 몸 굉장히 차가워... 오늘은 그만 쉬자, 응?」
「…마코토、이거 놔」
「안돼. 지금의 하루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병원은 가고 싶지 않지?」
「……」
「침대에 누워서 푹 쉬어. 곁에 있어줄게」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마코토를 올려다보았다.
「너, 학교는 어쩔려고」
「그건.. 이미 수업 빠졌버렸으니, 오늘은 그냥 이대로 쉴거야」
아주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려 시선을 피했다. 물론 그것보다 기쁜 마음이 더 컸지만. 부축은 필요 없다고 했지만 한사코 물러나지 않는 마코토의 부축을 받아 침대에 누웠다. 수면부족에 출혈로 인해서 확실히 몸이 피곤하긴 했던 건지 몸을 눕히자 긴장이 풀어져 천근만근 축 늘어지는 느낌이다. 마코토가 가져다준 물을 한컵 마시고 이불 속에 몸을 폭 묻었다. 마코토의 커다란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에 있을 테니까 푹 자. 상냥한 목소리가 말했다. 보일듯 말듯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조금씩 밀려드는 졸음에 의식을 내맡기려고 할 때 쯤, 옆에서 들려오는 전자음이 귓가에 날아와 꽂힌다. 안봐도 뻔하다. 그 여자애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는 거겠지. 좀전까지의 좋았던 기분이 파스스 검은 재가 되어 흩어진다. 덮고 있던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뜨겁게 젖어드는 눈가를 마코토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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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는 늘 하던대로 일어 먼저 쓰고 후에 한국어 써서 좀 어색한 부분이 있어요.
제목은 나중에 변경할지도 ㅋ
그냥 화내는 마코토를 써보고 싶었는데... 도무지 마코토는 어떻게 화를 낼지 감이 안오네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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